미국 플로리다에서 한 아줌마가 6살난 아들(만이니까 우리나라론 초1쯤 되겠네요)에게 PSP를 사줬는데 거기서 대량의 에로한 포토그래프가 나왔다고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신제품으로 구매한 PSP와 함께 구입한 1G짜리 메모리스틱에 야한 사진이 잔뜩 들어있었는데, 아이의 PSP의 바탕화면이 야한 사진인 걸 보고 추궁하는 엄마에게 아이가 처음부터 들어있던 거라고 해서 월마트에 항의를 했다는군요.
새 PSP로 바꿔왔다고 하는데(야한 사진이 들어있던 PSP는 더럽혀져있었다고 생각하신듯)
여기서 궁금증은
어떤 사진들이었지?
가 아니라, 저 이야기의 진실성입니다.
솔직히 전 안믿습니다,
저 꼬마를
뭐
초딩이 뭐든 할 수 있는 건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바 있겠어요? 어디서 친구 형이 사진줘서 담고 다니다 걸렸을 수도;;;
PSP 새로 사면 기본 물결바탕화면 (12개월이 각각 다른 색인) 일텐데, 최소한 꼬마애가 그런 사진을 인식하고 바탕화면 지정했다는 거 아닙니까. 사실 PSP기계 자체가 그런 사진 저장할 수가 있는게 아니고, 아마 문제가 있다면 그 메모리스틱일텐데
(누가 야사로 꽉 찬 1G 메모리스틱 안 팝니까?)
제가 생각하는 흐름은;
아이가 거짓말을 했는데 월마트가 회사이미지를 위해 아이의 허물을 눈감고 넘어가주면서 오히려 물건 교환까지 해주었다~ 입니다.
일단 메모리스틱이 Refurbished제품(반품된 제품을 깨끗하게 포장해서 되파는 거)을 팔았으니 뭐 새거로 교환해줘도 어쩔 수 없는거겠고. (일부러 속였는지 원래 첨부터 알고 Refurbished를 구입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웃으면서 "
참 당황하셨겠네요, 고객님~" 스킬을 시전하면서 걍 교환해줬을 수도 있죠.
(저도 액정에 데드픽셀땜에 2번 바꿔봤거든요)
여기서 갑자기 떠오르는 것은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이해의 선물"입니다.
위그든씨가 버찌씨를 내민 소년에게 잔돈을 내밀던 그 때의 심정, 소설속 "나"가 초딩 남매에게 돈을 거슬러주던 그 심정이, 그대로 월마트의 직원들에게도 전해진 거겠죠.
어머니에게 에로한 예술을 감상하다가 걸렸을 때의 그 당혹감, 곧 이어지는 급조된 변명, 남자라면 어려서 한 두번쯤 해봤을 일이 아닌가 싶네요. 그 때 그 심정을 조용히 간직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위의 상황에서
"이 초딩녀석, 어디서 거짓말이야, 이거 니가 다 다운받은거지?" 라고 윽박지르기보다,
조용히 아줌마를 향해 "죄송합니다, 이런 순진한 아이에게 그런
좋은몹쓸 것을 팔았다는 점 사과드립니다. 어떻게 된 건지는 저희도 모르겠네요." 라고 말하면서 살짝 아이만 볼 수 있게 윙크라도 해주지 않았을까요.
이런 명작도 있었지요.(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읽으셔야 합니다)
그래서 대충 한 번 흉내내어보았습니다.
이해(Understanding)의 선물
헬로키티
내가 위그든 씨의 게임 가게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아마 열 살쯤 되었을 때의 일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많은 세가 새턴 게임들이 뽐내던 에로스한 패키지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내 해면체에 싱싱한 혈액을 몰리게 한다.
가게 문에 달린 조그만 방울이 울릴 때마다 위그든 씨는 언제나 조용히 나타나서, 계산대 뒤에 와 섰다. 그는 꽤 밤을 샜기 때문에, 머리는 비듬으로 덮이고 눈가는 다크서클이 자욱했다.
나에게는, 그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에로틱한 물건들이 한꺼번에 펼쳐진 적은 없었다. 그 중에서 한 가지를 플레이한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먼저 어느 한 가지를 머릿속으로 충분히 상상하지 않고는 다른 게임을 고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서, 마침내 내가 고른 게임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줄 때에는 언제나 잠시 괴로운 아쉬움이 뒤따랐다. 다른 게임이 더 야하지 않을까? 더 삭제가 적게 되어 있지 않을까? 위그든 씨는 골라 놓은 게임을 봉지에 담은 다음, 잠시 기다리는 버릇이 있었다. 한 마디도 말은 없었다. 그러나 다크 서클로 너구리처럼 보이는 그 얼굴에서, 다른 게임과 바꿔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계산대 위에 게임값을 올려놓은 다음에야 비로서 비닐봉지를 비틀려 돌이킬 수 없이 묶여지고, 잠깐동안 주저하던 시간은 끝이 나는 것이었다.
우리 집은 학원에서 두 정거장이나 떨어져 있었는데, 지하철을 타고 학원에 갈 때나 돌아올 때에는 언제나 그 가게가 있는 지하철 지하상가의 정거장을 지나게 되어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는 무슨 볼일이 있어 집에 늦게 돌아오신다고 하셨고, 나는 집에서 학원가는 길에, 위그든 씨의 가게로 학원을 제낀 적이 있었다.
"뭐, 좀 새로 나온 게 있나 보자."
학원 친구는 길다란 유리 진열장 앞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 때, 커튼 뒤에서 아저씨가 나타났다. 친구가 아저씨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눈앞에 진열된 게임들만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친구는 교환할 팩을 몇 가지 고른 다음, 자기 팩을 넘겼다.
학원 친구는 매주 한두 번씩은 학원을 빼먹었는데, 그 시절에는 학원에서 집에 전화걸어서 확인해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나는 늘 친구를 따라 학원을 빼먹었다. 친구는 나를 위하여 그 게임 가게에 들르는 것이 규칙처럼 되어버렸고, 처음 들렀단 날 이후부터는, 바꾸고 싶은 팩을 언제나 내가 고르게 하였다.
그 무렵, 나는 게임기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그저 친구가 다른 사람에게 무슨 팩인가를 건네주면, 그 사람은 또 으레 무슨 팩이나 시디를 내주는 것을 보고는 '아하, 팩을 교환한다는 건 저렇게 하는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한 가지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위그든 씨 가게까지의 그 지하철 한 정거장이라는 먼 거리를 나 혼자 한 번 걸어서 가 보기로 한 것이다. 상당히 다리가 아픈 끝에 간신히 그 지하상가까지 걸어가 커다란 문을 열었을 때 귀에 들려 오던 그 방울 소리를 지금도 나는 뚜렷이 기억한다. 나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천천히 가게 안으로 걸어갔다.
이 쪽엔 룰도 모르지만 하고 싶던 슈퍼 리얼 마작 시리즈가 있다. 그리고 저 쪽엔 새빨간 옷을 입고 점수봉을 쥐고 있는 아이돌 작사 스치파이, 벽에는 커다란 금발 누님이 있는 이브 버스트 에러, 그 옆에 있는 핑크 상자에는 플레이하는 것 만으로도 민망해질 동급생동봉 세가 새턴이 있었다. 엽서로도 쓸 수 있는 도키메키 메모리얼 캐릭터들의 포스트카드를 위그든씨는 4장씩 묶어서 팔았는데, 두 묶음에 4천원이었다. 물론 랑그릿사도 있었다. 그것은, 광택나는 피부가 번들거리는, 꽤나 노출도가 높은 복장을 한 미소녀들이 등장했다.
버쳘 파이터즈와 킹 오브 파이터즈 시디 사이에 이만하면 실컷 망상을 할 수 있겠다 싶을 동급생 IF 시디를 슬쩍 끼워 내놓자, 위그든 씨는 나에게 몸을 구부리며 물었다.
"너, 이거 외삼촌 심부름으로 왔니?"
"아, 그럼은요."
나는 대답했다. 그리고는 가방을 내밀어, 위그든 씨의 손 바닥에, 먼지가 수북히 쌓인 여섯 개의 재믹스 팩을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위그든 씨는 잠시 동급생IF를 들여다보더니, 다시 한동안 내 얼굴을 구석구석 바라보는 것이었다.
"모자라나요?"
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나서 대답했다.
"팩이 좀 남는 것 같아. 거슬러 주어야겠는데....."
그는 구식 게임기 진열대로 걸어가더니, '끼익'소리가 나는 진열장을 열었다. 그리고 계산대로 돌아와서 몸을 굽혀, 앞으로 내민 내 손 바닥에 재믹스용 "슈퍼보이"를 올려놓았다.
내가 혼자 거기까지 갔었다는 사실을 안 친구는 삐졌다. 그러나 세가 새턴이 친구네에 있었으므로 어차피 게임을 하러 친구네에 갔었으므로 싸우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된다. 나는 다만, 친구없이 혼자 학원을 빼먹지는 말라고 주의를 받았을 뿐이었다. 나는 확실히 친구 말에 따랐다. 그리고 그 후에는 두번 다시 재믹스를 장롱에서 꺼낸 기억이 없는 것으로 보아, 슈퍼보이를 제대로 플레이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당시로서는 그 모든 사건이 내게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었으므로, 바쁜 중고딩 시절을 지나는 동안, 나는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내가 열예닐곱 살 되었을 때, 우리나라에 IMF가 터졌다. 그 후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다니고 돈도 필요하게 되었다. 내 여자친구와 나는 X마트의 게임기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는 엔고 환율이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라 소니사의 게임기는 값을 올리고 있었다. PSP 2000번대는 중고도 없을 정도였다.
어느 화창한 오후, 남자 아이 하나가 제 엄마와 함께 가게에 들어왔다. 남자 아이는 초딩 1학년 정도밖에는 안 되어 보였다. 나는 바쁘게 박스를 쌓고 있었다. 두 모자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담당 직원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줌마가 소리쳤다.
"여기서 이런 몹쓸 물건을 팔은 건가요?"
"무슨 일이시죠, 고객님"
나는 대답했다.
"아니 아이가 하는 PSP에 샀을 때 부터 민망한 알몸 사진들이 들어있잖아요."
하고 아줌마가 열받아서 말했다.
그 짜증내는 품이 어딘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이는 머리를 수그리고 아무 말도 없었다. 아마 몇 대 맞고 온 거 같다.
아무래도 아이가 동네 친구 형한테서 야한 사진을 JPG파일로 받아서 PSP에 넣고 보다가 어머니에게 걸렸던 거 같다. 아이는 처음부터 이런게 들어있었다고 우겼고, 그래서 매장으로 따지러 온 것 같다.
"죄송하지만, 메모리스틱은 별개로 파는 거라서 PSP와 관계도 없고, 플라스틱 케이스는 밀봉인데요."
"그럼 우리 애가 거짓말을 했다는 거에요?"
아줌마가 나한테 삿대질을 하며 제 아들을 돌아보고 말했다.
"정말 넌 모르는거 맞지?"
나는 귀를 기울였다. 다음 순간, 꼭 쥐어진 초딩의 입이 열리려고 우물거릴 때, 나는 앞으로 일어나게 될 사태를 금새 알아챘다. 그리고 그 어린 소년의 입에서 나올 말까지도. 소년은 조용히 입을 열고, 떨리는 목소리로 거짓말을 쏟아내었다.
그 순간, 나는 먼 옛날, 위그든 씨가 내게 물려준 유산이 내 마음 속에서 작용하는 것을 느꼈다. 그제서야 비로소, 지난날 내가 그 가게에서 느꼈던 흥분이 어떤 것이었나를 알 수 있었고, X등급이라는게 18세 추천이기 때문에 꼬맹이에겐 팔 수 없었던 어려움이 어떤 것이었나를 알 수 있었고, 그가 얼마나 멋지게 그것을 해결했던가를 깨닫게 되었다.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변명을 듣고 있노라니, 나는 그 조그만 게임 가게에 다시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 옛날, 위그든 씨가 그랬던 것처럼, 소년의 애절함과 호기심, 그리고 그 순수한 열정을 보전할 수도 있고, 파괴할 수도 있는 힘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 날의 추억이 너무나도 가슴에 넘쳐, 나는 목이 메었다. 소년은 미안한 얼굴로 내 앞에 서 있었다.
"원래 사진이 들어있던거죠?"
소년은 기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중고였던 것 같은걸."
나는 목이 메는 것을 참으며 간신히 말했다.
"보너스로 게임 UMD를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그렇지만 아줌마는 한사코 새 PSP로 바꿔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진열장 밑에서, 새로 입고된 PSP박스를 꺼내주었다. 그리고 나서, 새 PSP를 소중하게 들고 매장을 나서 식품코너로 가고 있는 두 모자의 모습을 지켜보고 서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와 보니, 여친은 반품된 PSP를 다시 포장해서 팔려고, 메모리스틱을 포맷하고 있었다.
"대관절 무슨 까닭인지 말 좀 해봐."
여친이 나를 보고 말했다.
"저 꼬맹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기나 했어?"
"소니 순정 1기가 메모리를 따로 샀다는 부분에서부터 눈치챘었지."
나는 아직도 목이 멘 채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어."
내가 위그든 씨에 대한 이야기를 끝나쳤을 때, 여친의 두 손은 떨고 있었다. 여친은 걸상에서 내려와 저질이라며 내 뺨을 힘껏 꼬집고는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버렸다.
"아직도 미사가 다리를 다친 장면이 기억나."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마지막 페르소나 PSP 케이스를 진열하면서, 어깨 너머에서 들려 오는 위그든 씨의 나지막한 신음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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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충 제멋대로 써봤습니다.
아래엔 국어 교과서에 실린 오리지날 "이해의 선물"입니다. 정말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신다면 한 번쯤 다시 읽어주는 센스~
이해의 선물
이해의 선물